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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스마트폰 게임의 비결

 

 

요새 내가 틈틈히 빠져있는 클래시 오브 클랜..  국시에 붙고 하릴없이 지내던 중

앱스토어 랭킹에 오래전부터 상위에 랭크되어 있길래, 겸사겸사 다운 받았었다.

그리고나서 한번도 삭제하지 않고, 이 게임을 한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사실 나는 게임을 좋아하지만, 한 게임을 붙잡고 오래하는 편은 아니다.

금방금방 파고들만한 요소들을 간파하고, 공략집을 뒤지고

어느정도 위치에 후딱 올라가는 그런 스타일을 선호하였고,

게임에서 누릴 수 있는 컨텐츠를 다 누렸다고 생각하면,

유저를 장기간 끌기 위해 억지로 넣어놓은 업적이라던지 도전과제라던지

그런 것들 다 집어치우고 게임을 종종 접는다.

 

그런데 이 게임은, 신기하게도 오랫동안 지우지 않고 계속 하고 있다.

약간 느슨해지거나 접속이 뜸한적은 있을지언정,

일주일에 한번있는 클랜전은 꼬박꼬박 참석하고,

자원이 모였다 싶으면 들어가서 체크 했던것 같다.

나에게 있어 이제는 생활형 게임이 되어있달까.. 뭐 그렇다.

 

사실 이 게임은 나온지 2년도 더 되었지만, 한국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작년 초부터였다.

슈퍼셀이 스마트폰 게임계에서 한국이 도전해볼만한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집중적으로 CF, 지하철 광고 등의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하지만 아무리 마케팅을 때려 붓는다 한들, 결국 재미가 없거나

게임이 할만하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사람들은 안한다.

이렇게 게임이, 그것도 매일매일 매달매달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

역동적인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굳건히 매출 1위를 2년째 지키고 있다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생각난김에 이 게임을 중심으로, 내가 겪어본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보았을때, 장수의 비결이 어디에 있는지 몇 가지 비결들을 적어보겠다.

 

1. 가볍다.

게임이 로딩되어 메인화면까지 가는데 10초도 안걸린다.

이러한 최적화는 언제라도 게임에 금방 접속할 수 있고

금방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해준다.

가볍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모두가 플래그쉽 스마트폰을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게이머를 늘려야하는 제작자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과거 블리자드가 스타크레프트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중의 하나도

장인의 최적화 솜씨가 기여했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3D 그래픽인듯 보이지만, 렌더링한 그래픽을 2D로 변환하여 모션별로

모양이 정해져 있고, 맵 자체의 크기도 크지 않기 때문에

게임이 느릴 이유가 사실 없긴 하다.

 

2. 특징들이 분명한 유닛, 방어시설

각자의 특징이 분명한 유닛들과 방어시설들은

익숙해지면 각각이 하나의 기호처럼 편해진다.

심지어 유닛들의 색깔도 자세히 뜯어보면 노랑색, 빨간색, 초록색, 갈색 뭐 이렇다.

이러한 특징들이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와 더불어 게임을 쉽게 적응하게 한다.

 

3. 높은 자유도

각 타운홀 별로 지을 수 있는 방어타워의 수, 방어벽의 제한이 있고

타운홀 별로 생산하여 투입할 수 있는 유닛의 종류가 제한되어 있지만,

그 제한 속에서 무수한 조합이 가능하다.

방어 배치만 해도 기지보호형, 자원보호형, 안티호그, 안티드래곤, 클랜전 방어 배치등

공격 조합은 상대방의 방어 유형에 따라 땡아처니 바바아처니 골램위자드니 뭐 이런

수십 수백가지가 나올 수 있어, 유저들을 항상 고민에 빠뜨린다.

예전에 즐겨했던 디아블로 2가 생각난다.

각 직업들의 정석적인 스킬 조합이 있긴 했지만, 스텟과 스킬을 다르게 찍으면서

창아마존이니 함성바바니 조폭네크니 이런 다양한 특징들을 발굴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 생각할 재미를 주는 것은 게임을 오래하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4. 현질유도가 없지만 현질을 하게 만드는..

요새 신생 매출 상위권 스마트폰 게임들의 특징들은 다들 익숙할 것이다.

카드게임이 되었건, 영웅이 나오는 게임이 되었건 뭔가를 수집하고

덱을 구성하고 상대방을 처치하는 그런 게임류이고 이런 게임들의 현질 수익구조는

다들 익히 느끼시듯 뻔하다.

극악의 확률을 이용한 랜덤 카드뽑기... 이것은 검증된 매출올리기의 정석처럼

스마트폰 게임계에 마약같이 번져나가는 과금 방식이고,

나처럼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은 이런 방식의 현질게임엔 돈을 한푼도 안쓴다.

이런게임에는 보통 20/80의 법칙이 적용되기 마련이어서 강해지고자 하는

상위 20퍼센트 안팎의 사람들이 몇십 몇백만원을 쏟아 붓는다.

그리고 이 수익으로 게임이 버텨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금 방식은

당장 몇달만 반짝하고 말 정도의 기획으로 끝낼 것이라면 매우 효율적이지만,

장기적인 뒷심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CoC의 과금은 간단하다. 부족한 자원을 사거나 건물 생산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앞당기는 것.

시간이 충분하다면 과금이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현질에 대한 압박이 덜하고

필요한 경우에 야금야금 보석(일종의 현질자원)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것이 가랑비에 옷젖는줄 모르듯 나같은 라이트과금유저(?!)에게서도 돈을 쓰게 만든다.

결국 거의 모든 유저에게서 현질을 유도아닌 유도를 할 수 있기에 매출을 올리는건 시간문제다.

 

 

더 생각났던게 있었던 것 같은데, 일단은 이정도.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1세대 스마트폰 게임 앵그리버드도

결국은 매니아들만 남기고 적당한 인지도만 유지하고 있는데,

이 게임이 앞으로 몇 년 뒤까지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사실 모르는 일이다.

또, 어떤 다른 게임이 나타나 스마트폰 게임계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