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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 28. 나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히터를 한가운데 놓아두면, 방안에 온기가 퍼지는 아늑함도 좋고, 덜 손질한듯 때가 탔지만, 높은 천장을 가진 여유로움도 괜찮겠다. 어디선가 구해온 책들과 잡동사니들이 아무렇게나 쌓여있어도 어지럽고 산만한 대신 안락함과 추억을 떠오르게 만들어주는 공간. 갓내린 커피향과 심신을 달래줄 음악이 흘러나온다면 금상첨화. 그 공간에 기어들어가 마음껏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 더보기
# 27. 로텐부르크.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고성가도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오래된 성마을.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슈니발렌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이 동화같은 성마을 안에는 Kaethe Wohlfahrt 라는 장난감 가게가 있는데, 가게를 들어서는 순간, 마치 내가 크리스마스 동화속 주인공이 된 마냥 매혹적인 장난감들로 이루어진 세상이 나를 동심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 아름다웠던 모습을 잊기가 너무 아쉬워, 동심의 세계에서 병정인형을 하나 구해왔다. 저 장난감 병정을 보면서, 한여름에 맞이했던 동화같은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곤 한다. 더보기
# 26. 날좀보소. 2010년 앞겨울, 백양사. 눈이 올때면, 폭설이 세상을 덮었던 이때 생각이 난다. 더보기
# 25. 해질녘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찰나의 순간에 하늘은 자기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색을 보여주고, 짙은 어둠이 깔리기전, 따뜻한 조명이 하나 둘 더해져가는 시간. 빛이 있기에 오늘도 밤은 차갑고 무섭지 않으리라는 안도를 얻는다. 더보기
# 24. 올해도 어김없이 프라모델을 구입하게 되었다. 사실, 만들고 나면 멋있긴 한데 쓸모가 없다. 어렸을적 문방구앞에서 틈틈히 사모았던 500원짜리 조립 모형들은 만들고서 갖고 놀기라도 했지 지금 그러한 역할극을 하며 놀았다간 어린애보다 못한 취급을 받겠지. 게다가 요즘 애들은 스마트폰 가지고 논다. 그래도 미련을 못버리며 일년에 하나씩은 완성시키고야 마는 이유는 니퍼로 툭툭 잘라내는 아기자기한 소리와 딱딱 맞춰져가는 깔끔한 손맛, 아무생각 없이 잠시나마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주는 재미가 곧 서른이될 애늙은이가 되었음에도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더보기
# 23. 인도에서 기억나는건 언제나 사람들이다. 수도 델리의 중심부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유적지인 꾸릅미나르 사원군은 그 접근성 때문에 큰맘 먹지 않는 한, 외국인 여행자들이 잘 찾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였는지, 들고다녔던 유독 흰 카메라가 신기해서 였는지, 왼쪽 줄무늬 옷을 입은 붙임성 있어보이는 청년이 내게 말을 걸었고 사진 한방 찍어주지 않겠냐며 자기 가족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그래서 얼떨결에 찍게된 처음만난 사람들의 가족사진.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자 일부러 타이밍을 말하지 않았더니 각자의 성격이 표정에 미묘하게 드러나는 것처럼 보였다. 겁을 약간 먹은듯한 경계하는 표정의 아이, 사진 찍으래서 떨떠름하게 억지로 붙어있는듯한 느낌의 두 청년, 뭐지? 라는 표정의 여인과, 제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있는 줄.. 더보기
# 22. "어제의 이야기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왜냐하면 지금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거든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좋아했던 구절과 함께 옛날 블로그의 프로필 사진으로 계속 걸어두었던 사진. 수동렌즈는 디지털로 찍어도 아날로그의 느낌이 스며있는 것 같다. 더보기
# 21. 시선. 문득, 코파카바나 태양의 섬을 둘러보다가 이방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은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어서 그런지 때묻지 않은 소박하고 평온한 섬마을을 지나오면서, 내 존재, 내 행동 하나하나가 주목받는 느낌이었다. 더보기
# 20. 그랬다. 사진을 처음 시작할때 찍은 사진들을 보면 놀랄때가 많다. 초심자의 열정으로 카메라를 놓지않아 많이 찍기도 했고 내 주변 사소한 풍경 하나하나에 가졌던 풍부한 관심이 이외의 풍경들을 기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리라. 지금은 나의 구도 나의 선호가 익숙해져버려 실패하지는 않지만 식상해진 느낌이 없지 않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시점인지도. 더보기
# 19. "Travel is a means to an end. Home." 런던에 도착하고 구입한 오이스터 카드에 적혀있던 문장. '우리 모두는 여행자이며, 이 여행의 끝은 결국 집. 결국 나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길이다.' 내 여행을 근사하게 격려해주었던 문장이었다. 더보기
# 18. 필름스캔. 필름사진은 왠지 손이 많이가서 한번 꽂힐때 여러장 찍고, 필름이 들어있는 채로 몇달이고 지난다음 또 생각나서 찍고, 그리고선 네롤쯤 모일때 한번에 필름스캔을 맡기러가게 되는데, 네롤을 찍은 다음, 스캔하러 가는데까지도 제법 뜸을 들이게 된다. 그리하여 결국 귀차니즘을 극복하여 스캔을 뜨게되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제법 가깝고도 먼 옛날이 되어버린 나의 흔적들을 발견하고 다시금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간만에 대청소를 했더니 추억의 물건들과 마주하는 느낌이랄까. 이런 반가움 때문에 잊을만하면 필름사진을 찍는다. 글을 쓰고 나니 슬슬 필름을 들고 나가고픈 생각이 든다. 더보기
# 17. 오다이바 건담. 목만 까딱까딱하고 눈만 빛날 뿐이었지만, 실제사이즈의 압박감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현대의 거신 아래에는 그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연신 셔터를 눌러대며 우러러보고 있었다. 더보기
# 16. 이곳저곳에서 각기 다른 사연이 있는 물건들을 모아놓으면 뿌듯할 것 같다. 전시하고 장식하기 위해서가 아닌, 이것저것 구하다 보니 어느덧 모여있는 그런 느낌. 그래서 그 녀석들을 볼때마다, 녀석들이 품고있는 기억들을 꺼내볼 수 있도록. 오래된 사진 앨범들처럼 말이다. 더보기
# 15. 쉽게 보기 힘든 천지창조 구름들. 사실, 수없이 하늘을 오가며 자는 사이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2012 더보기
# 14. 타지마할. 타지마할을 보고있으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에 대한 감탄과 오직 한사람만을 위한 집착과 애정의 산물이라는 것에 대한 놀라움과 이것을 가능하게한 절대왕권이 결국 이것때문에 쇠락해버렸다는 역사의 씁쓸함. 이런 아이러니와 아름다움이, 아그라의 인심을 흉보면서도 끊임없이 타지마할을 찾으러 오게 만드는 이유인지도. 더보기
# 13. 각자의 주인을 기다리는 친구들. 가끔 물건을 사러 밖에 나와 구경을 할때면, 이 많은 녀석들이 어떻게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리고 문득, 녀석들의 운명해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만족스런 주인을 만나게 될지, 만나지 못한 녀석들은 어떻게 되는건지, 끝끝내 염가로 팔리다가 쓸쓸하게 버려지게 되는 것인지, 모쪼록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든 물건이든 슬플것 같다. 더보기
# 12. 여행을 떠나고 싶다. 아무생각 없이 평범하게 찍은 이 사진을 보고 있자니 우둘투둘한 보도블럭을 싸구려 슬리퍼 질질끌며 걸었던 그때의 그 발감촉, 소리, 공기, 느낌이 기억이 난다. 그 생각없던 때로 돌아가 생각없이 모르는 길을 걷고 싶다. 더보기
# 11. 처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간 지나쳐 왔던 너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 내가 사진을 시작하고, 핀테스트 한다며 거래역에서 제일 처음 찍은 사진 더보기
# 10. 여행을 갔다온 후 사진을 정리하다 눈에 자주 밟히는 사진은, 유명한 관광 명소를 애쓴 구도로 찍은 흔한 사진들이 아니라 길에서 만난 소소한 풍경 사진들이다. 나만의 기억, 나만의 느낌이 더 묻어있기 때문인지도. 더보기
# 9. 비오는 날, 우리들의 모임. 더보기
# 8. 문득 정리했던 사진집을 들춰보니 감회가 새롭다. 어지럽기 그지없었던 인도여행. 짧고 분주한 여행의 끝자락이었던 바라나시에서 장염에 걸리고 말아 그저 3일을 가트에 나와 앉아 요양을 했었다. 보기보다 친화력이 떨어지는 나는 여행에서도 그다지 현지인과 융화되고 즐기는 성격이 못된다. 하지만 그런 덜 친화적인 나에게 조차 꽃좀 사라고 말 걸어주고 낮에는 같이 연날리고 놀아주던 이 꼬맹이들이 그립다. 꽃을 팔려고 그랬던지도 모르지만 얘들의 눈을 보고 있자면 그런 사심이 있든 없든 상관없었던 것 같다. 여행을 갔다오고 나면 보통 나는 내가 간직하게된 풍경이나 느낌을 그리워하는 편인데, 인도는 왠지 그런 그리움보다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다. 잘 지내고 있으려나... 그리움에 조금은 먹먹해진다. 더보기
# 7. 겨울은 방안에서 귤까먹기 좋은 계절. 2009년 겨울의 냉장고. 저 많던 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더보기
# 6. Tour Eiffel. 파리 어디를 가더라도, 에펠은 당신을 바라볼 것입니다. 더보기
# 5. 서울 근교를 달리고 있자니 알바하던 생각이 많이 났다. 장거리 출장을 마치고 저녁 늦게 회사로 들어오면서 보곤하던 서울의 불빛들... 내가 여기서 뭘하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그 늦은시간, 그 불빛들을 보면서 돌아오는 저녁이면, 왠지모를 서글픔과 위안을 함께 받았다. 더보기
# 4. 수없이 너는 적셔질 테지만, 너를 잃진 말길 바래. 더보기
# 3. 여행을 시작한다고 느끼는 시점은 누구나 다르다. 공항의 비행기표를 받는 순간일 수도 있고, 익숙한 땅을 딛고 이륙하는 묵직함을 경험할때, 낯선이들 틈에 끼여 공항을 빠져나올때, 나의 경우엔 타국에서 느끼게 되는 이전까지 맡아본바 없는 그곳만의 공기를 느꼈을 때이다. 숨을 쉬면 그 신선함에 새로워진다. 그리고 그 신선함은 익숙해지면서 여행을 무르익게 한다. 더보기
# 2. 스타벅스 사실, 커피는 그렇게 좋아하던 녀석이 아니었는데, 일주일에 한두잔이 하루에 한두잔으로 점점 늘었다. 달달함 보단 씁쓸함에 익숙해지는 것이 늙어감이라고 했던가. 더보기
# 1.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돌아온다. 설렘과 아쉬움 사이에 공항이 있다. 더보기
# 0. 블로그 다시 시작? 티스토리 너무 자유로워서 어렵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