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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 58. 교토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 발길이 뜸한 느즈막한 시간에 찾아와서인지 대나무 숲의 고요한 속삭임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더보기
# 57. 비오는날. 천장을 두드리는 빗소리 두득두두득두드드두득 집에서 마냥 뒹굴고 싶게 만드는 소리다. 더보기
# 56. 짜이. 짜이는 인도여행 내내 차가운 새벽바람을 녹이는 따뜻함이었다. 아침일찍 누구보다 먼저 타지마할을 찍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새벽같이 나온 그날 아침 굳게 닫힌 매표소 앞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짜이를 팔고 있던 할아버지가 있어서 언 몸을 녹이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릴 수 있었다. 지역마다의 독득한 향과 자판기 커피를 떠올리게 하는 달달함. 인도는 사소한 것들이 기억에 남곤 한다. 더보기
# 55. 기찻길을 따라 걷고 싶을 때가 있다. 지나친 풍경들에 인사가 하고 싶어서. 더보기
# 54. 티코. 지구 반대편 페루에 가면 반가운 친구를 만날 수 있다. 2000년대 초 중고차 수출붐이 일었을때, 중고 티코를 싹쓸어가다시피한 나라가 페루다. 누군가에겐 쓸모없다고 버려질뻔한 것들이 다른 곳에서 요긴하게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더보기
# 53. 시원한 에이드 한잔 생각나는 여름. 더보기
# 52. 흐린날의 노트르담 대성당. 가고일이 내려다보는 이 흔한 구도는 왜인지 이런날이 어울린다. 더보기
# 51. 사진을 찍기 시작한 처음에는, 이전부터 마음속으로 '여기서 찍으면 제법 나오겠다.' 싶었던 곳들을 열정적으로 쏘다녔던 것 같다. 결국 나는 어찌되었건 사진을 할 수 밖에 없었나보다. 더보기
# 50. 내 소심한 성격에 오토바이나 스쿠터는 영영 안탈줄 알았는데, 놀러갈때 한번, 그리고 동생의 베스파를 인천까지 배송해준다고 한번 타다보니 익숙해져, 집에 내려가면 동생의 것을 가끔 타고 내가 좋아하는 동쪽바다를 구경하다 오곤 한다. 탈때마다 조금 위험하단 생각이 없진 않지만, 쉬원한 바람과 몸으로 전해지는 속도감에 빠지게 되면 라이더가 되는건 한순간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더보기
# 49. 별. 친구를 데리고 한번에 성공한 궤적사진. 이후에 시도한 사진들은 오히려 찌그러진 모습들만 찍혔다. 의도하지 않을때 의외로 좋은 사진들이 나올 때가 있다. 더보기
# 48. 바라나시에서 볼 수 있는 것들. 길거리를 자기 앞마당마냥 거니는 소들. 각자의 사연을 안고 강가에서 멍때리시는 사두들. 그리고 나같은 이방인들. 더보기
# 47. 예전처럼 필름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단종되었지만, 아직 제고가 남아있는 필름들은 유통기한을 훌쩍 남겨버린 경우가 많다. 그런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면, 필름의 낡은 흔적을 볼 수 있다. 더보기
# 46. 이구아수 국립공원. 처음 들어보는 야생동물들의 울부짖음 사이로 폭포의 굉음이 끊이지 않았던 곳. 정말 저 울타리만 넘어가면, 티비나 사진에서나 보던 위험천만한 야생것들이 나를 잡아 물어 뜯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더보기
# 45. 실험실 아기자기 알록달록하게 찍혔지만, 무엇하나 해골마크 없는 물건이 없다. 더보기
# 44. 밤을 밝히는 막대사탕. 흔들린 사진이라고 다 몹쓸 녀석들은 아니다. 더보기
# 43. 제주도. 가까이 있을땐 잘 몰랐다. 이렇게 아름다운 동네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중에 하나가. 내 주변의 아름다움을 신경써서 바라볼 여유와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 컸다. 더보기
# 42. 탁 트인 넓은 기차역이 좋다. 어렷을적 기차가 없는 섬에서 자란덕분인지 오랜기간동안 기차여행에 대한 동경을 안고 있었다. 더보기
# 41. 접근금지. 만지지 말라하면 기대지 말라하면 더 만지고 기대고 싶은게 사람마음. 더보기
# 40. 이방인. 다른 곳을 여행할때보다 유독 인도나 네팔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알라딘 바지'라던지, 화려한 무늬가 수놓인 스카프를 두르고 이 곳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공유하는 것 같다. 이것은 마치 한국에 놀러온 외국인이 한복을 빼입고 배낭을 메고 종로거리를 활보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스스로 이방인을 자처하는 패션 때문에 때로는 현지인들의 부담스러운 시선과 지나친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렇게 나도 이방인 차림으로 꾸미고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두었던 자이살메르행 열차를 타기위해 올드델리역으로 향했다. 인도의 기차여행은 변수가 많다. 1~2시간 연착은 기본이고, 20시간이 넘는 연착 끝에 취소되는 경우도 흔하다. 기차가 연착되지 않았다고 긴장의 끈을 놓쳐서도 안된다. 가령 10번 플랫폼에서 출발한다던 .. 더보기
# 39. 사진을 찍는 이유. 우연히 과거의 사진들을 들춰보게 될때, 그때의 모습, 소리, 감정이 생생하게 떠오른적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영영 잊고 있는줄만 알았던 과거의 기억들이 그때의 사진들을 들춰보며 다시금 생생해지는 그 느낌이 좋아서 나는 사진을 찍게 되었다. 더보기
# 38. 동심으로 가는길. 응급의학과 가도 힘을 내서 평일 낮에 사진을 찍어야 겠다 더보기
# 37. 흔히 접하는 여행기 속의 낭만적인 이야기들은 변덕스런 날씨, 기차 연착, 타이어 펑크 같은 돌발스런 시련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일은 한번에 하나씩 오지 않는다. 유난히 힘들고 어려웠던 마추픽추 답사일은 저기에 하나의 문제가 더 더해졌더라면, 내 여행이 영영 바뀌어버렸을지도 모를 날이었다. 여행은 계획했던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흐트러진 시련들이 가끔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이 시련 다음에 곧 다시 찾아올 낭만 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계속하게 될 힘을 얻는다. 더보기
# 36. 꼭, 모든이에게 빛이 되어줄 필요는 없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내가 빛이 되어주면 그만. 사실, 이것 마저도 잘하기 쉽지않다. 더보기
# 35. 베네치아의 두 고양이. 새벽녘에 도착한 베네치아는 풍경 하나하나가 그림같아서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 풍경을 담아가고픈 욕심이 일었다. 그리하여 우연히 한 화면에 담긴 두 고양이의 표정이 묘(猫)했다. 더보기
# 34. 눈이 온날. 밤사이 아무런 기별을 내지않고, 온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마법. 골칫거리처럼 여기는 누군가도 있겠지만, 아침 창문을 열고 맞이하는 첫 감상마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더보기
# 33. 요이! 땅! 우에노 공원에서 아이들이 계단오르기를 한다.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있자니, 어렸을적 생각이 난다. 도쿄근교에 살던 시절, 엄마랑 이 공원을 자주 놀러왔었다. 공원을 한가득 채웠던 비둘기 무리들, 놀러나온 사람들, 헬륨 풍선, 그리고 자주 사먹었던 쵸코볼 과자. 어릴적 기억들은 참 사소하지만, 선명하다. 더보기
# 32. 간만에 비가 내린다. 끝층에 사니 비가 툭툭 두드리는 소리가 선명하다. 소리만 듣고도 이것이 금방 오다 지칠 비인지, 한참을 두드리다 갈 녀석인지 분간이 된다. 어떤 비가 되었건, 오랜만에 찾아온 두드림이 반갑다. 더보기
# 31. 정전. 인도에 있을때는 우리가 평상시에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들에 대하여 관대해지지 않으면 안된다. 아니, 관대하지 않으면 지낼 수 없다. 관대함을 가져야 하는 것들에는 많은 것들이 있는데,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정전도 그 중 하나다. 돌아다녔던 도시 중에는 바라나시가 유독 정전이 잦았는데, 전기가 다시 들어오길 기다리며 무심코 쳐다봤던 하늘에서 새삼 쏟아지는 별들에 눈을 떼지 못했다. 하늘에 저렇게 별이 많았던가... 별빛과 달빛아래 밤을 지새며, 별자리로 세상을 이해하고 그 아름다움에 빠져, 낭만적인 신화들을 창조해내던 옛사람들은 이런 별들을 매일같이 보며 지내왔던 것일까. 바라나시는 왠지 정전만 되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더보기
# 30. 군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군밤이 생각나는 계절. 늘 같은 위치에서 군밤을 파시던 아저씨. 더보기
# 29. 쿠스코. 해발 3400미터에 위치한 옛 잉카제국의 수도. 꼬박 하루를 걸려 보일듯 보이지 않던 고산지대의 밋밋한 풍경을 지나 등장한 넓은 분지의 능선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붉은 지붕들이 만들어낸 광활한 풍경은 언덕을 넘어오는 순간부터 숨막히게 내 마음을 빼앗아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