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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가 표준화각인 이유

필름판형 35mm 카메라에서 50mm 렌즈는 표준화각이라 불리우면서,

가장 편한 초점거리라고들 한다.

원근감이랄지, 화각이 눈에 보이는 정도와 비슷하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 사진을 찍는 이에게 이런 설명을 붙이며

50mm를 써보라고 하면, 보이는 것보다 분명 좁은데

왜 눈에 보이는 것이랑 비슷하다고 거짓말을 할까?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사실,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요즘 익숙한 화각은 28-30mm다.

거의 대다수의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이나,

보급형 똑딱이 및 보급형 DSLR에 딸려나오는 번들렌즈들도

다 환산화각으로 치면 28-30mm 정도에서 시작한다.

왜 이런 화각으로 출시가 되는지 조금 생각해 본다면,

 

저정도 화각이면, 카페나 식당에서 뒤로 몸을 움추릴 필요 없이

음식사진을 무난하게 찍을 수 있으며,

마주 않은 상대방과 그 배경이 적절하게 보여질 수 있는 화각이고.

멀리 훌쩍 여행을 떠났을때, 적당히 내가 보는 풍경을 담아주기에

적절하고 무난한 화각이기 때문이다.

28mm는 사진을 찍기 '편한' 화각이다.

 

하지만 사진욕심을 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화면에 상당히 넓게 피사체가 담기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사진을 만들기위해 필요한, '덜어내기'가 참 힘들다.

무엇을 찍어야겠다. 주제의식이 있더라도 이를 달성해내는게 어렵다.

초점거리가 짧기 때문에, 아웃포커싱에 의한 덜어내기도 용이하지 않다.

정말로, 구도와 주제, 담고 덜어내기가 확실하지 않으면 다루기 어려운 화각이다.

최근 일년간 환산화각 28mm 정도인 GXR을 쓰면서도 느꼈던 것이

아 정말, 이 화각으로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은 정말 고수의 영역이구나

아이폰, 똑딱이로 좋은 구도를 캐취해내는 사람들을 무시해선 안된다.

 

그리하여, 원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50mm가 표준화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뷰파인더로 보았을때, 원근감이 우리가 느끼는 것과 비슷하고

많이 좁지도, 많이 넓지도 않다. 이것은 카메라에 우리가 눈을 들이대었을때,

무의식적으로 '아 이건 넣어야 겠다.', ' 아 이건 빼야겠다.'

자동으로 생각하게 만들면서, 내가 무엇을 찍고자 하는가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화각이다. 28mm는 화각의 편이성 때문에

이러한 의식을 놓치기가 쉽다.

 

그래서 많은 사진의 고수들이 50mm부터 시작하라고들 한다.

몇 번 찍은 걸로는 잘 이해햐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처럼 28mm 갔다가 돌아와서야 그 편안함을 이해할지도...